〈19세 이상〉 “날 이리 보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나 하는 거냐?” 눈빛이 하도 격렬해 향은 차마 더는 마주하지 못하고 고개를 외로 꼬아 시선을 돌렸다. 턱을 쥐고 있는 건의 손에 힘이 살풋 들어가, 억지로 다시 보게 했다. “아니다. 이젠 네가 보지 않는 것도 참을 수 없게 되었구나.” 누구를 향한 것인지 모를, 한탄하고 원망하는 목소리였다. “내게서 절대 눈을 떼지 마라. 그래선 안 된다.” 그리고 그 뒤끝은 한숨처럼 새어나왔다. 향이 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단단한 호를 그린 건의 입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거친 입술이 부드럽게 닿았다. 절대 눈을 떼지 말라하였으니, 향은 파들파들 떨면서도 눈을 감지 않았다. 뜨고 있으되,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입술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운 깃털처럼 살며시 향의 입술을 쓸었다. “끝내 너를 지키지 못할 거다.” 암울한 목소리 속에 든 그의 진심이 향의 심금을 울렸다. “너를 지켜 주지 못할 것이라 했다.” 저는 어찌 되어도 좋아요. 이렇게 뵈올 수만 있다면. 말로 뱉지 못했다. 아마도 그 작은 소망은 한줌 모래보다 더 위태위태할 것이다. 향은 울음을 삼키고 역시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갈음했다. 그가 울지 말라 했으니, 울지 않을 것이다. 눈물이 가슴에서 범람했지만 향은 다짐하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가 하명하는 일은 그녀의 목숨과도 같았다. 최선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지켜야만 했다. 건이 눈을 떼지 말라 했으니, 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을 터였다. 이정희의 로맨스 장편 소설 『연풍』 제 1권.
〈19세 이상〉 “날 이리 보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나 하는 거냐?” 눈빛이 하도 격렬해 향은 차마 더는 마주하지 못하고 고개를 외로 꼬아 시선을 돌렸다. 턱을 쥐고 있는 건의 손에 힘이 살풋 들어가, 억지로 다시 보게 했다. “아니다. 이젠 네가 보지 않는 것도 참을 수 없게 되었구나.” 누구를 향한 것인지 모를, 한탄하고 원망하는 목소리였다. “내게서 절대 눈을 떼지 마라. 그래선 안 된다.” 그리고 그 뒤끝은 한숨처럼 새어나왔다. 향이 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단단한 호를 그린 건의 입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거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