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한마리 새의 죽음에서 싹터 600년의 세월을 겪어온 팽나무 ‘할매’를 중심축으로 이 땅의 아픈 역사와 민중의 삶을 장대하게 엮어낸다.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이 별개일 수 없으며 모든 존재가 거대한 인연의 그물망 속에서 순환한다는 웅숭깊은 깨달음을 전하며 기후 위기와 생태 파괴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묵직하고도 아름답게 존재의 근원에 대해 질문한다.
또한 황석영 특유의 힘 있는 필치와 압도적인 서사는 읽는 이를 단숨에 시공을 가로질러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격동의 역사 현장으로 데려다놓는다. 한반도의 비극적 역사뿐만 아니라, 이름 없는 풀벌레의 날갯짓부터 갯벌의 숨소리까지 소설이 포착할 수 있는 세계가 이토록 넓을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943년 만주 장춘에서 태어나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재학 중 단편소설 「입석 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단편소설 「탑」이 197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으로 『객지』 『가객』 『삼포 가는 길』 『한씨연대기』 『무기의 그늘』 『장길산』 『오래된 정원』 『손님』 『모랫말 아이들』 『심청, 연꽃의 길』 『바리데기』 『개밥바라기별』 『강남몽』 『낯익은 세상』 『여울물 소리』 『해질 무렵』 『철도원 삼대』, 자전 『수인』 등이 있다. 1989년 베트남전쟁의 본질을 총체적으로 다룬 『무기의 그늘』로 만해문학상을, 2000년 사회주의의 몰락 이후 변혁을 꿈꾸며 투쟁했던 이들의 삶을 다룬 『오래된 정원』으로 단재상과 이산문학상을 수상했다. 2001년 ‘황해도 신천 대학살사건’을 모티프로 한 『손님』으로 대산문학상을 받았다. 『손님』 『심청, 연꽃의 길』 『오래된 정원』이 프랑스 페미나상 후보에 올랐으며, 『해질 무렵』으로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했다. 2024년 『철도원 삼대』가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