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당시 아시아 여성으로서는 생경했던 이름, 마리. 작가는 ‘마리’를 이전 시대의 여성들과는 다른 삶을 살기를 바라는 부모의 소망이 담긴 이름으로 해석한다. 이 ‘마리’들은 나이도, 국적도, 가정환경도 다르지만, 저마다 목숨을 걸어서라도 관철하고픈 의지를 품고 뜨겁게 살아간다. 누군가는 사랑을, 누군가는 조국을, 누군가는 임무를, 누군가는 사회 정의를 관철하려 분투한다. 하지만 때는 제국주의로 뒤덮인 핏빛 세계, 도무지 넘을 수 없을 듯 견고한 가부장제, ‘근대화’ 속에서도 살아남은 신분제 등으로 인해 이들의 노력은 난관에 부딪힌다. 세계가 거대한 폭력이었던 기이한 시대, 삶 그 자체로 ‘기담’이었던 여성들의 삶을 거쳐 에필로그 2033년 마리 이야기까지 읽고 나면 기담 특유의 서늘한 재미를 맛볼 뿐 아니라 현대 여성의 삶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짚어보게 된다.
만화와 웹툰, 추리와 스릴러, 사극, SF와 사회파 호러, 논픽션 등 매체와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장편소설 『280일』, 소설집 『바늘 끝에 사람이』 『아틀란티스 소녀』, 앤솔러지 『연결하는 소설』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 『우리가 다른 귀신을 불러오나니』, 논픽션 『규방의 미친 여자들』 『책숲 작은 집 창가에』 『여성, 귀신이 되다』 『순정만화에서 SF의 계보를 찾다』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