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 1

· 윈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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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면. 불 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이 되어도 상관없으니. “내가 이딴 거 하라고 너 데리고 온 것 같아?” 식탁 위를 가득 채운 음식을 보며 그가 코웃음을 쳤다. “그냥… 시간이 나서… 한 거예요. 별 뜻 없어요.” 내가 해준 반찬을 맛있게 먹어주기를 바란 것이 아니었다. 오랜만에 알감자를 보니 내가 음식을 해줄 때마다 고맙다며 환하게 웃던 그가 떠올랐고, 웃지는 않아도 먹어주기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뿐인데. 감히. 오만이라는 듯,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이딴 거 만들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날 기쁘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읏.” 커다란 손이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고개가 뒤로 젖혀지며 목덜미가 드러났다. 그곳에 그가 입술을 묻더니 이를 세웠다. “가령. 음식 대신 네가 식탁 위에 올라간다거나 하는.” 쨍그랑-! 그가 식탁 위를 손으로 쓸어버렸다. 식탁 위에 있던 접시가 모두 바닥을 엉망으로 나뒹굴었다. “그런 참신한 생각 말이야.” 그러고는 나를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음식 대신 나를 먹을 거라고 나지막이 얘기하며 귓가를 짓씹는 그 때문에 수치심에 얼굴이 벌겋게 물들었다. 마치 내가 음식인 것처럼, 그의 검은 눈동자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느긋하게 훑는다. 도저히 그를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버리자마자였다. 그가 어깨를 밀어 식탁에 눕혀버렸다. “…읏.” 원피스 안으로 손이 밀려 들어왔다. 저 손에 어떻게 자지러질지, 무너져 내릴지 너무나 잘 알기에. 바닥에 나뒹구는 반찬을 못 본척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내 몸이 불타고 재가 되어 부스러져도 상관없으니, 해줄 수 있는 건 모두 해주고 떠나고 싶었다. 1년의 결혼생활 내내 그를 속이며 기만했으니 앞으로의 1년 동안은 그를 위해 살리라. 속죄 따위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않는다. 그저… 내가 사랑하는 당신이 조금이라도 행복해진다면……. 다, 괜찮았다.
내가 그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면. 불 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이 되어도 상관없으니. “내가 이딴 거 하라고 너 데리고 온 것 같아?” 식탁 위를 가득 채운 음식을 보며 그가 코웃음을 쳤다. “그냥… 시간이 나서… 한 거예요. 별 뜻 없어요.” 내가 해준 반찬을 맛있게 먹어주기를 바란 것이 아니었다. 오랜만에 알감자를 보니 내가 음식을 해줄 때마다 고맙다며 환하게 웃던 그가 떠올랐고, 웃지는 않아도 먹어주기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뿐인데. 감히. 오만이라는 듯,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이딴 거 만들 생각하지 말고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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