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받지 못한 가해자
어쩌면 가혹한 누명을 뒤집어쓴 피해자
역경에 굴복한 패배자
시련 속에서 스스로를 잃어버린 얼간이…
지금 그녀는 어떤 사람일까?
끝난 듯한 이 삶은 다시 시작될 수 있을까?
『경청』은 그간 김혜진 소설이 천착해 왔던 주제, 즉 타인을 향한 이해의 가능성에 대한 문제 의식과 맥을 같이 하지만 기존의 작품들과 전혀 다른 시선을 제공하며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세상으로부터 철저하게 차단당한 뒤 인생이 멈춰 버린 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번 소설은 빠르게 판단하는 것에 익숙해진 세상을 상대로 어떤 판단도 할 수 없는 침묵의 순간을 쌓는다. 인물이 변해 가는 사이, 세상을 판단하는 우리의 속도에도 변화가 시작된다. 경청의 시간이 온다.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치킨 런」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어비』 『너라는 생활』과 장편소설 『중앙역』 『딸에 대하여』 『9번의 일』 『불과 나의 자서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