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의 욕정이라는 말에 은하의 눈썹이 꿈틀거리자, 민한은 재빨리 뒷말을 덧붙였다.
“쉽게 설명하면 계약 연애……라는 말인가요?”
하지만 여자가 필요하다던 그의 말이 단순히 섹스파트너로서의 용도는 아닌, 맞선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란 것에 초점을 두고 싶었다. 어찌됐든 그녀도 그가 필요했고, 그도 그녀가 필요했다.
“그럴 수도.”
“조민한 씨 가족들 앞에서만 연기하면 되는 건가요?”
길어야 두 달. 만일 촬영기간을 단축해버린다면 한 달만 참으면 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물론입니다. 아, 은하 씨도 그런 상황이 있다면 말하세요. 어차피 몇 달간은 애인 사이이니까.”
“전 됐어요. 그것보다 우리의 이런 계약사항은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네요. 비밀 지켜주신다면 생각해 볼게요.”
“비밀은 지키겠지만, 생각할 시간은 없습니다.”
“오늘 당장 시작해야 하니까.”
“좋아요. 그럼 계약서에 사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