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우리 사이, 부적절한 관계지. 아니면 나와 결혼이라도 할 텐가?”
“그게 당신의 본심이라면.”
태웅의 입에서 결혼이라는 단어가 나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준희는 망설이지 않았다.
“뭐?”
“당신이 나와 결혼을 원한다면…… 하겠다고.”
“쉽게 말하는군.”
“쉽지 않다는 거 알아. 하지만 내 마음과 당신 마음이 중요한 거야. 나는…… 괜찮아. 더 이상 명품으로 치장하지 않아도 상관없고, 마음대로 하고픈 거 못하고 살아도 괜찮아. 당신이 없는 거…… 그걸 제일 못 참겠어.”
오직 그 이유 하나뿐이었다. 그를 선택한 건.
“한순간 잘못 생각한 거야. 어쩌면 몸이 정들어서 마음까지도 그런 거라 착각하는지도 모르지.”
여전히 입가에 조소를 띠운 채 태웅이 차가운 말을 얼음처럼 딱딱 끊어내자, 준희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내 마음…… 내가 다스릴 수 있는 시점, 이미 떠났어. 내 마음은 당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