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거장 황석영이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로 한반도 백년의 역사를 꿰뚫는다. 철도원 가족을 둘러싼 방대한 서사를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전후 그리고 21세기까지 이어지는 노동자와 민중의 삶을 실감나게 다루고, 사료와 옛이야기를 절묘하게 넘나들며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문학적으로 탁월하게 구현해냈다.
바야흐로 남과 북을 잇고 대륙을 건너는 철도를 꿈꾸는 이 시대에 강렬한 서사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거니와 구상부터 집필까지 30년이 걸린 작가 필생의 역작이기도 하다. 원고지 2천매가 넘는 압도적인 분량임에도 속도감 넘치는 전개와 실감을 주는 캐릭터로 황석영의 저력과 장편소설의 묘미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이백만 이일철 이지산으로 이어지는 철도 노동자 삼대와 오늘날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이백만의 증손이자 공장 노동자인 이진오의 이야기가 큰 축을 이룬다. 아파트 십육층 높이의 발전소 공장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 중인 해고노동자 이진오는 페트병 다섯개에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각각 붙여주고 그들에게 말을 걸며 굴뚝 위의 시간을 견딘다.
매섭게 춥고 긴긴 밤, 증조할머니 '주안댁', 할머니 '신금이', 어릴 적 동무 '깍새', 금속노조 노동자 친구 '진기', 크레인 농성을 버텨낸 노동자 '영숙'을 불러내는 동안 진오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자신에게 전해진 삶의 의미를 곱씹는다. "그것은 아마도 삶은 지루하고 힘들지만 그래도 지속된다는 믿음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오늘을 살아낸다."
1943년에 중국 만주의 장춘(長春)에서 태어났어요. 고등학교에 다니던 1962년에 소설 『입석부근』으로 신인문학상을 받았어요. 그 뒤로 『객지』, 『무기의 그늘』, 『삼포 가는 길』, 『장길산』, 『오래된 정원』, 『손님』 등 문학사에 획을 긋는 작품을 발표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어요. 어른을 위한 동화 『모랫말 아이들』, 자전적 성장소설 『개밥바라기별』 등은 세대를 뛰어넘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어요. 2003년에는 중국 고전 『삼국지』를 특유의 유려하고 장쾌한 글솜씨로 충실히 번역한 『황석영의 삼국지』를 펴냈어요.